위니의 여행이야기 :: [여행일기] 여행은 끝났지만 인연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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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여행 일기를 쓴다.

추석 동안 너무 쉬어서 그럴까, 블로그에 글 쓰는것도 손에 안 잡히고 원래 하던 작업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그러면 오늘은 여행 일기나 써볼까?


내가 여행하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우리 길 위에서 만나요."

너무 재밌고 좋은 말인 것 같아. 여행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항상 길 위에서 어딘가에서 만나곤 한다.


의도치 않아도 어딘가에서 만나게 되거든.

가끔씩 지나가다가 눈에 익은 사람을 만나면 어? 어! 하면서 얘기하게 되는거다.

그만큼 인연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이건 인연이 아니라 우연이랄까? 우연이 인연이지 뭐.


내가 여행 일기로 쓰려는건, 바르셀로나에서의 인연이다.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몇 박을 있었지, 세보자. 한 10박 정도 있었나?

그 중에 3박을 용인이네민박에서 했다.


용인이네민박은 따로 포스팅을 하기도 했지만,

용인이 형님이 한국에 있다가 바르셀로나로 간다고 했을 때 부터 나는 바르셀로나에서 한인 민박을 할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9월 1일부터 가오픈을 한다고 했었고, 

그래서 난 9월 3일날 바르셀로나로를 떠나기로 했다.

예상치 못한 비행기 결항으로 하루 더 묵긴 했지만.


<나, 명찬이형, 정인누나, 란형누나, 용인이형>


용인이형님부터 얘기해볼까? 79만원으로 세계일주라는 책을 낸 작가인데,

지금은 바르셀로나에서 한인 민박을 하고 있다.

한인 민박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 수 많은 목표 중에 하나라는 것.

한국에서 사인해 (사인회를 안 열어준다고 해서 사인해드립니다. 이벤트를 열었다) 때 책에 사인 받았을 때 처음보고

바르셀로나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9월 1일부터 용인이네민박은 가오픈 기간에 들어가고,

아침에 체크아웃 하자마자 숙소로 찾아갔던 내가 첫 손님인줄 알았는데

이미 들어와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바로 란형누나, 이름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최란형. 본인은 인스타에 라면으로 적어놓기도 했지만. 최라면.. (아.. 라면 먹고 싶네)

나는 처음에 용인형님이 스탭도 뒀나? 했는데 알고보니 새벽에 도착했단다.

그렇게 누나가 가장 먼저 온 손님이 되었다. 

란형누나는 벌써 1년 반 째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 


그리고 명찬이형과 정인이누나.

지금 몇년을 사귀고 있다고 했지. 7년인가 8년인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엄청 오래됐음! 지금은 1년 가까이 세계여행을 같이 하고 있다. 

명찬이형의 러브 스토리를 들었었는데 명찬이 형이 정말 정인이누나를 좋아한다는걸 알 수 있었다.

물론 정인이누나도 명찬이형을 참 좋아하지만.


둘이 세계여행을 시작한건 정인이누나가 세계여행을 하고 싶었단 얘기를 했었고,

명찬이형이 세계여행 가자는 얘기를 먼저 하면서 모든 계획이 시작했다고 한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동안 맥주를 마시며, 매일 새벽 4시 넘은 시간 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러 같이 가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가 결항 되었을 때,


대한항공 측에서 제공해준다는 호텔을 포기하고 용인이네로 다시 갔다.

원래는 호텔로 갔어도 상관 없겠지만,

비행기가 지연되었다고. 결항 될거 같다고 하니까 다들 연락하고 전화해서 걱정해주고.

그리고 수화기 너머로 "승열아~ 얼른 와~. 승열아 보고싶다~" 하는데 안 갈 수가 없었다.



웃긴건 바르셀로나에서 인천, 그리고 인천에서 도쿄 가는 비행기를 타는 경유 일정이었는데.

바르셀로나에서 인천 가는 비행기가 결항이 안되었어도,

일본을 강타한 태풍 (최근에 오사카를 강하게 때린 그 태풍) 때문에 도쿄 가는 비행기가 결항될 예정이었다.

어차피 결항 될 예정이었던 비행기 바르셀로나에서 결항된건 운명이었나봐.



저번주 금요일날 한상이형과 사당역에서 육회 먹으면서 소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명찬이형하고 정인이누나는 여행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페이스톡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여행을 하면서 바로 바로 받기는 힘들다.


"형 ㅋㅋㅋㅋㅋㅋ 별건 아니고 보고 싶어서 잠깐 걸어봤어요"


라고 보내니까 나중에 톡 온지도 몰랐다고, 지금은 스위스에 있고 추석 잘 보내고 한국 가면 꼭 보자라는 답장이 왔다. 

용인이네민박 카톡방이 계속 활성화 되어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 이후에 란형이누나는 모로코에 갔다가 다시 독일로 들어왔고,

명찬이형과 정인누나는 차를 렌트에서 여행을 하다가 옥토버페스트를 즐기러 독일로 갔고.

셋이 독일에서 만났단 소식을 알고 있었다.


근데 어제 새벽 3시 정도, 한상이형이랑 게임 한판 하고 딱 끝났는데 갑자기 페이스톡이 왔다.

셋이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나한테 전화를 건 것이다. 


<도대체 이 웃음은 어떻게 설명을..?>


너무 반가웠다.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들어온 나였지만 형, 누나들과 영상통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그 설레임이 다시 느껴진달까.

한참 대화를 하다가 나한테 이거 스크린샷을 남겨달라고 했는데

명찬이형은 이미 스크린샷을 찍어놨다. 저 표정은 정말 순도 100%의 행복함?


사실 여행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을 한국에서 만나는 건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다.

여행하면서는 서로 개방된 마음으로 만나고 여행자라는 포지션에서 만나니 편한 분위기 속에서 얘기를 나누지만.

한국에서 만나는건 일단 각자의 일상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도 힘들다.


그래도 한국에서 연락을 계속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번 여행에선 잘츠부르크에서 만났던 한솔이와 상연이형을 만났다.


난 란형누나, 명찬이형, 정인누나가 한국에 들어온다면 꼭 만날거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소중한 인연들이었고 또 보고 싶은 사람들이거든.

다들 무사히, 그리고 재밌게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길.


여행은 끝났지만 인연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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