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오키나와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보냈던 2박 3일
본문으로 바로가기
반응형

이번 여행은 아무 계획없이 그냥 오키나와에 가보고 싶다해서 오게 된 것이었고, 오키나와의 어떤 곳에 가보고 싶다고 정하지 않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편하게 쉬다가 오는 여행. 그게 이번 여행의 모토였다. 애초에 동생과 나는 여행 스타일도 좀 다른편이긴 하다. 오사카 여행을 같이 갔을 때 나의 일정을 엄청 힘들어하는 동생을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쉬엄쉬엄 먹고 쉬고 적당히 돌아다니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당일치기로 구경하기도 하는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두 번의 밤을 보냈다. 



나하 시내에 있는 류보 백화점에서 버스를 타고 아메리칸 빌리지로 가는 길. 나하에서 아메리칸 빌리지로 가는 법은 따로 포스팅을 해뒀다. 궁금하신 분은 [나하에서 버스로 아메리칸 빌리지 가는 법] 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찍은 풍경. 버스의 유리창 때문인지 사진이 퍽 어둡게 나왔다. 멀리 보이는 바다를 보고 찍은 것 같다. 한국에 있으면 바다 볼 일이 거의 없는데, 오키나와는 섬이기도 하고 갈만한 곳 대부분에 바다가 있으니 바다 구경은 실컷했다.



한 40분 쯤 버스를 타고 갔을 까 아메리칸 빌리지 주변에 도착했다. 근데 호스텔을 먼저 들리기로 했는데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 보다 한 개를 덜 가서 내렸다. 더운 날씨에 캐리어를 끌고 가다보니 꽤나 짜증이 나서 중간에 편의점을 급하게 들려서 음료수 좀 마시고 걸어갔다.



우리가 간 호스텔은 SEAWALL HOSTEL.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마땅한 호스텔이 없었다. 대부분 호텔이고 가격대도 꽤나 쌔서 그렇게 많은 예산을 들고 오지 않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호스텔을 이용하기로 했고 그나마 평점도 괜찮아 보이는 이 곳으로 오게 되었다. 동생은 도미토리를 쓴다는거 자체에 굉장한 불편함을 느껴서 이 때를 마지막으로 도미토리는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 때문에 돈도 좀 더 쓰긴 했다만. 아무래도 혼자 다니는 여행은 아니기 때문에 동생이 다니고 싶어하는 스타일에 최대한 맞췄다.



호스텔에서 빌린 하늘색 자전거. 정말 오랜만에 자전거를 탔다. 호스텔에서 자전거를 빌리고 데포 아일랜드 주변까지 타고 나왔는데 우리가 자전거를 빌리고 싶다고 하니까 뽁뽁이로 포장되어있는 자전거를 가져왔다. 아마 우리가 첫 번째로 타는 것 같았다. 일본에는 자전거 주차 하는 것도 좀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서 돌고 돌다가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있는 곳에 잠시 주차를 해뒀다.



SEGA에서 본 대관람차. 오키나와의 날씨는 별로 좋지 않았다. 태풍 영향권에 있어서 바람도 쌔게 불고 비도 많이 내리곤 했다.



SEGA에서 인형 뽑기를 하면서 돈을 꽤나 썼다. 아무래도 인형 뽑기는 정말 잘하지 않는 이상에야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그래도 동생이 한개를 뽑긴 뽑았다. 정신을 차리고 이니셜디 정도만 하고 SEGA를 빠져나왔다.



우리나라에서의 10월은 무척 쌀쌀하기 때문에 해수욕하기에 그렇게 좋은 날씨는 아니다. 그래도 오키나와 같은 경우는 해수욕 하는 사람들이 좀 있을 까 했는데 역시나 날씨가 흐릿해서인지 해수욕장 자체에도 사람이 거의 없었다.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해변가에서 의자를 펴놓고 앉아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해수욕장은 조용하기 그지 없었다.



사람도 없는 해수욕장 구경은 이 정도로 하고 자전거를 타고 데포 아일랜드로 왔다. 아무래도 아메리칸 빌리지 자체가 관광지나 젊은이들이 노는 곳이라 그런지 데포 아일랜드도 딱 그런 느낌이었다. 이런 건물들을 어디서 봤나 했더니 고베 하버랜드에 갔을 때 이런 건물들이 있던 기억이 난다. 음식점들이나 카페, 다양한 가게들이 섞여 있는 모습. 



역시나 다양한 가게들이 들어와서인지 데포 아일랜드의 외관을 보면 이것 저것 많이 섞여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내가 보기엔 너무 난잡해 보였다. 그래도 구경할만은 하더라.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본 오키나와 힐튼 차탄 리조트. 건물의 외관도 깔끔하고 설계도 여기서 보던 건물들에 비하면 꽤나 이쁘게 잘 지어졌다고 본다. 건물 내부에도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동생이랑 같이 다니기 때문에 멀리서 본거로 만족하고 지나가야 했다. 



역시 오키나와도 더운 지방이나 보니까 열대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내가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 류의 나무들을 본건 간사이 지방 여행을 갔을 때 아와지 섬을 갔을 때였는데 오키나와는 대놓고 더운 지방이라지만 아와지 섬 같은 경우는 열대나무가 있다는거에 좀 놀랐다. 



아메리칸 빌리지에 잡았던 SEAWALL HOSTEL이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숙소 앞에 꽤나 큰 대형마트가 있었다는 것이다. 숙소에서 나갈 때나 들어올 때 이곳에 들려서 군것질 거리를 사곤 했다. 여기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일본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오키나와의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것 같은 군인들도 많이 보였다. 



역시 일본이라 그런가 꽤나 이상한 제품들이 많다. 검은 고양이 컨셉으로 나온 라면 같은데 무슨 맛일지 감도 안 온다. 덕심을 부르는데 의미가 있는 걸까. 마트 구경하다가 신기해서 찍어봤다. 



마트를 들리고 호스텔에 들어와서 자전거를 반납하고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밖에는 또 비가 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이 내리진 않았고 조금 내리다가 금방 그쳤는데 아무래도 저녁에 나갈 때는 우산을 챙겨 나가야만 할 것 같았다.



나는 블리자드 게임인 하스스톤을 자주 하는 편인데 이 날은 아메리칸 빌리지의 스타벅스에서 와글와글 하스스톤이라고 하스스톤 유저들이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서로 게임도 하고 정보도 공유하는 만남을 하는 이벤트이다. 시간에 맞춰서 가보니 미군들이 많아서 그런지 미국인 유저들도 보였고 일본인 유저들도 꽤나 있었는데 나 같은 경우는 대화는 못하고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동생이 대화를 많이 했다. 나름 재밌는 경험이었다.



무척 깜깜해진 아메리칸 빌리지를 밝히는건 이곳에 있는 대관람차였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지나간다.



다음 날 아침 밀린 빨래도 좀 하면서 오전에는 숙소에서 푹 쉬었고 느지막하게 숙소 밖으로 나왔다. 아침은 먹지 않았지만 그렇게 배고프진 않았다. 이 때 내가 동생한테 방문 비밀번호를 안 알려줘서 트러블이 있었는데 좀 다투면서 점심을 먹으러 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었다.



이 날 점심으로 먹으러 간건 아메리칸 빌리지에 있는 회전초밥집인 구르메스시. 구르메스시도 내가 포스팅 했던 장소들 처럼 따로 포스팅을 할 까 했는데 애초에 이 때는 포스팅을 할 생각이 없었던 때라 사진 정리를 하다보니 쓸 사진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아메리칸 빌리지 내용을 쓰면서 쓰려고 했다.



구르메스시에 가면 레일을 돌고 있는 초밥은 만들어진지가 시간이 좀 된거라 맛이 없고 타블렛으로 주문을 하면 바로바로 초밥이 만들어져서 나온다. 초밥 말고도 다양하게 있는데 신기하게 위에 또 다른 레일이 있어서 자리로 배달이 되더라. 신기한 시스템이었다.



아마 이건 돔 종류의 하나였던거로 기억한다. 구르메스시의 초밥은 가성비도 괜찮고 꽤 맛있는 편인데 정~말 맛있다는 생각까진 안 든다. 그래도 시킬 수 있는 종류가 다양하게 있어서 한국에서 쉽게 먹어보지 못하는 부위나 생선들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좋았다.



이건 성게알을 위에 올리고 토치로 그을린거 같은데 꽤나 담백했다. 비쥬얼이 기름지긴 했다만 입에 넣었을 때 그 기름진 느낌이 거북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담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건 아마 소고기 초밥을 시켰던거로 기억한다. 구르메 스시에서 밥을 먹을 때 옆 테이블에 한국인 가족이 할머니 할아버지 까지 해서 6~7명 정도가 와서 앉았는데 어린 아이가 너무 시끄럽게 하는데 딱히 뭐라고 하거나 조용히 하라는 말을 한 마디도 안하고 계속 식사를 하더라. 좀 짜증이 났다. 나도 짜증났지만 동생이 굉장히 불쾌해해서 옆에 앉아있는 내가 안절부절한 기분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 날 구르메스시에서 둘이 만족하게 먹고 나온 돈은 4259엔.



구르메스시를 먹고 나선 아메리칸 빌리지에 있는 이온몰 구경을 했다. 아마 일본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기억으로 초등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하면서 배낭을 선물로 받는건 굉장히 큰 선물이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여기 와서 가격을 보고 무척 놀랐다. 가방 하나에 기본 3만엔이 넘는다니. 가방만 30만원이 넘어간다. 동생 말로는 저 가방이 가방뿐만 아니라 위급 시에 무기(?) - 가방 밑창부분을 되게 단단하게 만든다고 하더라 - 로도 쓰여서 저렇게 비싼거라고 하는데 나도 정확히 왜 비싼진 모르겠다.



내가 생각했던 오키나와하고는 전혀 다른 오키나와의 모습이었다. 나는 나름 푸른 바다와 햇볕도 쨍쨍한 오키나와의 모습을 기대했으나 태풍이 오니 어쩔 수가 없었다. 이 때는 바람이 정말 강하게 불었는데 지금 와서 사진을 봐도 바람이 무척 쌔게 분다는게 느껴진다. 


이 날 저녁에는 동생하고 더 비치타워 오키나와에 있는 츄라유 온천에 갔다. 온천에 입장하면서 쓴 돈은 4400엔. 성인 두명 가격에 수영장을 가느냐고 수영복을 빌린 돈도 포함이 되었다.



온천욕과 수영장을 갔다가 나와서 먹은 건데 동생 말로는 약간 물엿? 같은 거 같다고 하는데 맛이 걸쭉했다. 그렇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나는 자판기에 있는 커피 우유를 먹었다. 온천욕을 하고 나와서 커피 우유를 먹으니 꽤 기분이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목욕탕 갔다가 나오면 바나나 우유 하나 먹는 기분이랄까.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목욕탕을 간지도 꽤 오래 된 것 같다.



일본을 다니다보면 참 이런게 많은 것 같다. 호빵맨 자판기인데 사진만 찍었지 딱히 뽑아 먹진 않았다. 이 사진을 보니 다음에는 예전에 갔었던 간사이 지방 여행도 정리 하면서 고베에서 갔었던 호빵맨 전시관도 정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날 저녁은 예전에 포스팅 했던 데포 아일랜드에 있는 키지무나의 타코 오무. 맛은 그저 그랬다. 좀 느끼하다고 해야하나 타코스야의 타코라이스가 더 맛있었다.



숙소에 돌아오면서 앞에 마트에서 또 군것질 거리를 샀다. 역시 일본에 오면 맥주도 맥주지만 호로요이도 자주 찾게 된다. 처음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먹고 나선 이런게 있나 하고 놀랬는데 지금은 그런 느낌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일본 여행 왔는데 안 마시면 섭하다. 호로요이를 마시면서 여행 경비 정산도 하고 다음 날 일정도 좀 체크했다. 이렇게 아메리칸 빌리지에서의 마지막 밤도 지나간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