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Jüdisches Museum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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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여행기 포스팅으로 쓸까 하다가 오랜만에 건축 이야기에 넣는다.

다니엘 리베스킨트를 세계적인 건축가로 발돋움하게 해준 베를린 유대인박물관(Jüdisches Museum Berlin)이다. 


베를린에 들어오면서 가장 큰 목적이 있었다면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에 가는 것이었다.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은 유대인계 미국인인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작품이다. 원래 기존에 베를린에 위치하고 있던 유대인 박물관의 새로운 건물을 짓기 위한 공모전을 열었고 거기서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작품이 당선된다.



원래라는 표현이 맞나 싶지만, 유대인 박물관이 1933년에 세워졌다가 1938년에 나치에 의해 폐쇄되었고 세계대전이 끝나고도 한참 지난 1975년이 되어서야 유대인 문화 단체가 다시 개장을 하겠다고 할 때 까지 쓰이지 않고 있었다.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대충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기 위해 Daniel Libeskind를 구글에 쳐보면 된다고 얘기하려 했지만, 쳐보고 스크린샷을 찍어왔다. 사진들만 봐도 무슨 건축을 추구하는지 느낌이 한번에 올 것이다.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은 1992년 12월에 공사를 시작해서 1999년에 완공을 했지만 2001년에 오픈하였다. 외관은 티타늄-징크 패널로 되어있고 굉장히 얇은 창들이 날카롭게 나있다. 



 아까 얘기했듯이 이건 기존의 있던 유대인 박물관을 확장한 개념의 새로운 건물이다. 새로운 박물관의 주된 입구는 없고 기존의 박물관을 통해 들어가서 지하 통로를 통해서 들어가는 방식이다. 


 들어가는 입구. 높은 공간인지 감이 안 올 수 있는데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빛이 벽을 밝히며 공간감을 느끼게 해준다.



내부에 정해진 동선은 없고 다양하게 다닐 수 있게 되어있다. 문제는 이게 말로는 다양하게 다닐 수 있게 되어있는데 굉장히 복잡하다. 지도를 봐도 솔직히 내가 어딨는지 헷갈린달까. 


지그재그로 생긴 외관답게 내부 공간도 예각이 굉장히 많이 쓰이는 편이다. 



보이드 Void 공간, 이런 비어있는 공간은 지그재그로 되어있는 박물관의 계획에서 정중앙을 뚫고 지나간다. 


출처 : https://libeskind.com/work/jewish-museum-berlin/


위에서 볼 때 전체적인 계획은 이렇게 지그재그 구성을 하고 있지만 가운데 직선이 하나 딱 들어가는게 보일 것이다. 



유대인 박물관에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공간 중 하나. 계단 위에 들어가있는 구조물들이 보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그건 정상이다. 이 건축물은 이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갖게 만드는게 목적이었다. 


계단 끝에서 밑을 바라보는게 더 이뻤겠지만 막혀있어서 올라갈 수 없었다. 



지하층에서 올라오면 나오는 전시공간.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전시와는 달리 실질적인 물품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역사에 관련된 내용들을 전시하는 것인데, 아우슈비츠 같은 전시를 기대하면 여기선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유대인 박물관의 또 다른 보이드 공간. 이곳은 이스라엘 예술가 Menashe Kadishman의 작품이 있는데 밑에 깔려있는 저 철판들이 그 작품이다. 



외부는 티타늄-징크 패널로, 내부 공간은 다소 차갑게 느껴지는 콘크리트 벽이 반기고 있다. 천장으로부터 내려오는 자연광이 벽을 조금씩 적신다.



학살된 유대인들의 얼굴을 추모하며 만들었다는 작품. 각기 다른 얼굴 형태와 표정을 하고 있다. 이것만 따로 모아서 보니 조금은 섬뜩하다. 



관람하는 사람들이 다 안쪽까지 걸어서 들어가길래 나도 들어왔는데 여기까지 들어와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은 위치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다. 다들 알다시피 유대인 학살은 예전 독일의 나치에 의해 자행된 가슴 아픈 역사인데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 유대인을 추모하는 공간을 만들었단 것이다.



내부의 동선은 굉장히 꼬여있어서 미로처럼 길을 찾아야하고 벽도 일부분은 기울어져있다. 벽에 써져있는 도시의 이름들은 홀로코스트 때 잡혀온 유대인들이 어디서 왔는지를 써놓은 것이다.



박물관에는 망명의 축, 연속성의 축, 홀로코스트의 축 3개의 축을 설정해서 이곳의 관람 동선을 설정했는데 홀로코스트 축의 끝엔 홀로코스트 타워가 있다.



기존의 보이드들이 박물관의 다른 공간과 공유되는 공간이라면 이곳은 단일 공간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아주 높은 공간에 적막하고 극 소량의 빛만 들어오게 만들었다. 이곳에선 조금의 압박감과 불안함을 느끼도록 만든 것이다.



망명의 축의 끝으로 나아가면 외부 공간으로 연결되는데 이곳은 망명의 정원이다.



총 49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비스듬하게 나있고 그 사이를 걸을 수 있는데 기둥 위엔 희망의 상징인 러시아 올리브가 심어져있다는데.. 왜 희망의 상징인지는 잘 모르겠다.



바닥은 굉장히 울퉁불퉁하면서도 기울어져있는데 여기에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말이 적혀있다. 만약 당신이 이곳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건 자기가 의도한 것이라고 써져있나.



이곳을 걸으니 걸음걸이도 불편하고 비스듬하게 되어있어서 그런가 균형을 잡기 위해 자꾸 다리에 힘이 들어가서 오래 있고 싶진 않았다. 



상설전시를 제외하고 특별전시로 현재는 Welcome to Jerusalem 이라고 예루살렘에 관련된 전시를 하고 있다. 아마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루살렘의 모습과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 예루살렘은 유대교, 이슬람교, 크리스트교 3개의 종교 모두의 성지인만큼 종교적으론 굉장히 중요한 도시다. 영상에도 성지순례 온 사람들의 모습들이 많이 나오더라. 



원래 건축이야기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글들이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하지만 이번에는 간략한 내용들만 설명했다. 

건축이야기에 들어갈 다음 작품으로는 한참 전에 갔던 스티븐 홀의 키아스마 현대미술관이 있는데 이건 진짜 공부하고 쓸 건축물이라 귀국하고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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