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잘츠부르크 근교 조용하고 아름다운 호수, 볼프강시(Wolfgang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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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55일차 (18. 6. 25)


2번째로 방문한 프라하에 이어 잘츠부르크로 2번째로 방문하게 되었다. 바르샤바에서 만난 규희를 여행 하면서 두번째로 보게 되었다. 규희가 잘츠부르크에 간다길래 어 그래? 그럼 나도 갈게 하고 와버렸다. 


잘츠부르크엔 인연이 좀 있는데 2년 전에 왔을 때 에어비엔비 호스트로 만났던 Gangwon 이란 친구하고 계속 연락을 하며 지냈다. 원래 그 친구를 만날 겸 여행 후반부에 잘츠부르크에 올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


인연은 또 다른 인연끼리 이어져 규희가 프라하 민박에서 만났던 상연이형까지 세 명이 잘츠부르크에서 모이기로 했다. 숙소를 구하는 것 부터 굉장히 힘들었고 결국에 한인 민박에 세 명이 묵게 되었다. (민박을 예매하는 과정도 많이 힘들었지만.)


한 4일을 건너 뛰어서 그런가 포스팅 시작하기 전에 쓰는 말이 길어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이건 여행기의 연속이니까!


전 날 새벽까지 민박에서 수다를 떨며 술을 마시기도 했고 약간 체한 기분도 들고 해서 점심 때 까지 숙소에서 푹 잤다. 규희하고 상연이형은 전날 잘츠부르크 패스를 산게 있어서 오전에 나갔다 왔다. 상연이 형이 끓여주는 라면을 먹고 (라면 조달은 내가)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민박에 묵고 있는 나, 규희, 상연이형, 영준이, 그리고 내가 항상 막내라고 부르던 승욱이까지 볼프강시라는 곳에 갔다오기로 했다. 볼프강호 또는 볼프강 호수라 불린다.


미라벨 정원 (혹은 잘츠부르크 중앙역)에서 150번 버스를 타고 가다가 St.Gilgen busbahnhog에서 내리면 된다. 미라벨 정원 앞에 있는 정류장의 150번 시간표. 시간대에 따라 한 시간에 1대~2대 정도가 온다. 참고로 할슈타트 가는 버스도 이 버스다. 



St.Gilgen 까지 간다면 편도 6.8유로이다. 왕복 13.6유로에 구매할 수도 있다. 표는 버스를 타면서 버스 기사 분에게 내면 된다. 버스 내부 사진을 찍는다고 찍었는데 스크린에 규희 얼굴이 찍혔다. 규희한테 보여주니까 당장 지우라고 한다. 


사실 그대로 올릴까 싶었는데 매너 상 블러처리 해줬다. 



잘츠부르크 시내에서 150번 버스를 타고 할슈타트로 가면 버스 타고 가는 길에 큰 호수 2번 만나는데 여기가 첫번째 호수다. 정말 보자마자 와! 하는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물 색깔이 얼마나 맑고 이쁜지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St. Gilgen 에서 잘츠부르크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표. 역시 1시간에 1~2대 정도 운행한다. 시간표를 확인하고 호수를 보러 가기로 했다. 정류장은 St.Gilgen Busbahnhof에서 내리면 된다.


잘츠부르크 옆에 있는 잘츠캄머굿 지역이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뒷 편의 건물 사이로 내려오다보면 이렇게 호수가 딱! 하고 보인다. 물 색깔이 얼마나 이쁘던지. 그리고 이 날은 오전에 폭우 수준의 비가 와서 나갈 수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 오후엔 날씨가 좋아졌다.


볼프강시는 Wolfgang See 볼프강 호수라는 뜻이다. 



뭐랄까, 정말 평온한 기분이었다. 관광객들이 있긴 했지만 엄청 많은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호숫가에 오면 딱히 하는건 없다. 그저 조용히 이런 풍경을 감상하는게 전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호숫가로 걸어가니 아기 오리 (?) 아기 까진 아니고 한 초딩 오리 정도 되겠다. 오리들이 이렇게 엄마를 따라다니고 있었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애들이 발장구 치는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사실 이렇게 온건 무슨 먹이라도 줄까봐 기다리는 듯 한데 호수에 있는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건 엄연히 금지 되어있다.



아기 오리들이 엄마를 따라간다. 너무너무 귀여웠다.



정말 거짓말 처럼 날씨가 맑아졌다. 완전 맑진 않아도 그래도 이렇게 비 안 맞고 다니는게 어딘가! 원래 날씨가 좋으면 호수에서 수영하는 친구들도 간혹 있다. 



역시 호수에 백조가 빠질 수 없다. 아름다운 백조의 모습 아래 숨겨진 발도 보인달까. 백조는 영준이의 신발에 한참 관심을 가지다가 먹을 것이 아님을 깨닫고 다시 돌아갔다.



가끔씩 오리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는걸까. 엄청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었다. 오리들이 뒤뚱뒤뚱 걸어가는 뒷 모습을 보고 흔히 벌 받을 때 하던 오리 걸음이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우리 막내 승욱이. 승욱이는 프라하 민박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때 민박에 있던 멤버들 중에 막내라서 계속 막내라고 불렀다. 프라하에서 잘츠부르크로 간다고 했고 같은 숙소를 찾아서 프라하에서 헤어질 때 연락처도 안 물어봤다.


왜냐하면 잘츠부르크에서 만날 것 같았다. 지금 멤버에선 막내가 아니지만 막내란 호칭이 계속 입에 달라붙었다.



원래 여기서 같이 간 친구들 사진을 한참 찍어주다가 내 사진도 몇 컷 남겼다. 진짜 여긴 가만히 사진 찍어도 정말 이쁜 곳이었다. 그리고 조용해서 좋았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거든.



구름이 많이 끼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여기에 오신 한국인 단체 관광객 분들이 계셨다. 신협 분들이었나, 어디 신협인진 기억이 안난다. 현수막에 신협이라고 적혀있는거만 구경했다. 배를 타고 가시길래 손을 흔들었더니 우리에게 똑같이 손을 흔들며 답해주셨다.



우리의 사진 스팟. 영준이가 끝에서 신발을 묶고 있길래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보니까 경치 진짜 끝내준다.



여행기를 쓰면서 계속 도시와 자연이란 테마로 나눠서 얘기하는데 자연에선 딱히 하는게 없다. 그저 자연 그 자체를 즐길 뿐. 그래서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 속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달까.  



산에 트래킹을 하며 올라갈 수도 있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호수를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이번에는 둘 다 하지 않았다. 우리가 갔을 때 케이블카는 고장났더라.



이렇게 구경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맥주 생각이 난다. 음악 틀어놓고 맥주 한 캔 홀짝이며 여유를 즐긴달까. 맥주 팔만한 곳을 여기저기 찾아 돌아다녔는데 주변에 있는 식당에서 스티글 한 캔에 3유로에 팔고 있었다. 좀 비싸긴 하지만, 여기서 완전 시원한 맥주를 마신다는게 어딘가.


Stiegl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맥주이다. 2년 전에 잘츠부르크 양조장에 갔던 스토리가 있는데 쓰질 못했다.



영준이, 승욱이, 규희, 상연이형. 원래 나까지 다섯명이 앉아있었는데 이렇게 앉아있는게 너무 재밌어서 혼자 뒤에 가서 사진을 남겼다. 퍽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나는 이런 구도를 좋아한다.



맥주를 다 마시기도 한동안 앉아서 수다 떨고 멍 때리고 하다가 다시 잘츠부르크로 돌아가기로 했다. 할슈타트를 다녀와서 쓰는 얘기지만 개인적으론 볼프강시에서의 시간이 훨씬 더 좋았다. 할슈타트는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다시 잘츠부르크로 돌아가는 150번 버스. 잘츠부르크 까진 대략 40분 정도가 걸린다.



저녁도 다같이 먹기로 했다. 강 건너에 있는 BILLA에서 삼겹살하고 고추짱 찌개를 할 장을 봤다. 유럽은 외식 물가에 비하면 생활 물가가 정말 압도적으로 싸다. 한국은 그다지 차이가 없지만.



삼겹살도 사오고 고추장 찌개도 만들어먹고 맥주도 마시면서 참 맛있는 저녁까지 함께했다. 


볼프강시는 정말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마음만 먹으면 할슈타트 찍고 오면서 볼프강시도 볼 수 있는데 여유가 있는 일정이라면 하루에 하나씩만 하길 바란다. 


아니면 할슈타트 까지 갔다올 시간이 없는 분이라면! 볼프강시로 만족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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