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라트비아 리가 근교도시, 발트해를 담고 있는 유르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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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4일차 (18. 5. 25)

리가 다음에 어떤 도시를 갈까 고민했다.

리가에 머물고 있는 동안 유르말라에 대한 얘기를 들었는데,

한번은 식당에서 밥 먹고 있는데 리가 주변에 30분만 가면 바다가 나오는 유르말라란 곳이 있다고 했고,

호스텔 직원이랑 얘기하는데 체시스에 가볼까 생각 중이라 하니까 차라리 유르말라에 가보란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유르말라에 가보기로 했다.

배낭을 메고 버스터미널까지 갔는데 유르말라 가는 버스가 없었다. 다들 "기차 타고 가면" 이란 얘기를 했을 때 알았어야 했는데, 리가에서 유르말라 가는 방법은 기차 밖에 없다. 리가에서 Riga 라고 써져있는 시계탑이 있는 곳이 기차역이다.

이번 여행.. 포스팅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수. 여기서 사먹는 물이 왠지 내 입맛에 안 맞아서 음료수가 그나마 입에 맞는다. 정말 물 보다 더 많이 마시는 Fuzetea. 이거 한국에 좀 들여오면 안되나..

리가에서 유르말라 가는 기차는 그렇게 자주 있는 편은 아니다. 1시간에 1~2대 꼴인데 1~4존까지의 금액이 나뉘고 1존인 리가에서 2존인 유르말라에 가려면 1.4유로를 내야한다. 기차 안에는 이렇게 자전거를 세워 놓을 수도 있다. 

일단 유르말라의 바닷가로 가려면 기본적으로 Dubulti나 Majori 역에서 내리는데 내가 예약한 숙소는 Priedaine라는 곳에 있었다. 유르말라가 휴양도시라 그런지 숙소 요금이 대부분 비싸서 저렴한 숙소를 예약했는데..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역에서 내려서 숙소까지 찾아가는 곳도 이런 산길, 여기서 이상하단걸 느꼈어야 했다.

숙소 사진을 보니 방갈로에서 자는거로 되어있어서 난 되게 큰 캠핑장에 방갈로도 여러개 있는 숙소인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까 이런 곳이었다. 일반 가정집에서 부업으로 방갈로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막상 와보니까 이런 곳인.. 당시의 기분을 적어놓은게 있는데 그대로 옮겨보겠다.


유르말라 숙소에 도착. 근데 사기 먹은 느낌이 든다. 도대체 여긴 뭐지.

유르말라라고 하기도 애매한 곳이다. 하루 정도.. 여기 주변엔 정말 아무 것도 없다.

도저히 여기에 숙소라는 개념이 있는지 고민이 됐던 길인데 내가 묵을 방은 정상적인지부터가 걱정이 된다.

거의 시골 동네 수준.

오늘은 여기서 아무 생각 없이 쉬고 내일은 유르말라 해변가 주변에 숙소를 잡아볼까 갑자기 고민이 된다.

이렇게 지내고 떠나기엔 뭔가 더 아쉬워질 것 같다. 하루 정도는 좋은 방에 머무르는 것도 좋을듯??

한동안 현자타임 와서 1시간 가량 그냥 숙소 요금 페널티 받고 다른 곳 갈까 하다가 구경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나왔다. 근데 갑자기 차가 후진을 하면서 나한테 오더라. 보니까 주인 아저씨였다. 마트가는 길인데 유르말라 해변가까지 나를 데려다주겠다고 해서 타고 해변가까지 왔다. 

 - 여기서부터 약간 그래.. 사람은 착하니까 여기서 하루 묵고 가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주인아저씨가 괜찮다는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대표 메뉴로 귀족 도미 구이가 있었다. 해변 도시에 왔으니까 한번 시켜먹어봤는데 맛은 그냥 저냥 생선 구이맛. 사실 내 입맛에 구이는 연어나 고등어가 제일 맛있다.

늦은 점심도 먹고 전망대가 있다길래 트립어드바이저에 찍힌 위치로 걸어갔는데 전망대는 무슨.. 완전 주택가였다. 관광객이라곤 전혀 없는 길을 걷다가 여기가 아닌것 같아 다시 돌아갔다. 

유르말라 해변가 구경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걸어갔는데 공원 안에 내가 찾던 전망대가 있었다. 조금 허무하면서도 찾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가 어떻게 되어있냐면.. 말 그대로 구조물을 기준으로 이렇게 살짝 튀어 나와있게 설계 되었는데 사실 난 이런 높은 곳을 좋아하진 않는다. 보는건 좋아하는데 이런건 괜히 무섭다..

이렇게 조금씩 튀어나와 있는 곳. 주변에 있는 나무들 보다 더 높게 설계 되었는데 나무 높이 즈음 갔을 때 보는 모습도 재밌었다.

그렇게 도착한 유르말라 해변가. 바닷가에 모래가 굉장히 고운 편이었다. 너무 고와서 발이 푹푹 들어갈 정도였다. 

바닷가에서 해수욕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없었다. 워낙 해변가가 길기도 하고 비수기에 평일이니 사람이 많은 것도 이상하다. 아빠 손 잡고 걸어가는 꼬마친구. 

유르말라에선 원래 카우치서핑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촉박하게 신청을 해서 그런지 맞는 호스트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한 호스트가 주말에 바빠서 미안하지만 안된다고 얘기해주면서 주말에 유르말라에서 음악 축제를 한다 했는데 그 때문인지 바닷가엔 무대 설치를 하느냐고 다소 정신 없었다. 

유르말라는 번화가라고 할만한 곳이 이곳이다. Jomas iela 이라고 요마스 길이다. 사람들이 다들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니길래 나도 산딸기 맛을 하나 먹어봤는데 꽤 맛있었다. 

길이 몇번부터 시작하나 찍어놨었다.

가장 번화한 거리 답게 상점들도 많고 카페나 식당들도 많다. 그나마 돌아다니는 맛이 있었다.

주말에만 장사하는 대단한 가게.. 이런 가게는 처음 봤다. 포스팅을 하면서 구글맵스에서 찾아보니 평점도 꽤나 좋은 편이다.

유르말라 해변가에 있는 거북이.. 나름대로 유르말라 해변가의 랜드마크? 까진 아니고 트립어드바이저에 나오길래 궁금해서 와봤다.

바닷가는 확실히 이쁘긴 했다만 일몰을 보려면 밤 10시까지는 기다려야 하고 딱히 그러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차라리 숙소가 해변가 주변에 있으면 숙소에서 쉬다가 일몰 구경하러 나왔을텐데 밤이 되면 기차 타기도 힘들어진다.

내 숙소가 있는 곳에 내려서 이 마을에 하나 있는 슈퍼로 가는 길.. 숙소 들어가서 맥주나 마셔야겠단 생각으로 갔었다.

해가 좀 지니까 그래도 방갈로 안이 덜 더웠다. 낮에 누워있을 땐 햇빛이 완전 직빵으로 들어와서 여기 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

강가에서 일몰 사진이나 찍으려고 나가니 주인 아저씨와 아줌마, 친구분이 같이 술을 마시고 있었고 날 보더니 오라기에 같이 앉아서 술을 마셨다. 

한국의 상황.. 이 숙소엔 어떻게 왔냐.. 여행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 3가지만 얘기해달라.. 이 질문은 좀 신선했다. 일단 첫번째로는 스카이다이빙을 골랐었다.

잠깐이나마 재밌게 얘기했지만, 나는 정말 모기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다. 근데 여긴 모기가 많아도 정말 너무 많았다. 모기는 또 얼마나 큰지 손으로 날려보내려고 해도 안 날라 가고 손으로 잡을 때 까지 가만히 있었다.

한동안 얘기하다가 결국엔 방으로 도망쳤고 일몰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 다음 날 새벽 4시 정도엔 해가 뜨면서 주변에 새들도 합창을 시작하고 새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던 참 어메이징한 숙소였다. 지금이야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다신 가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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