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처음 온 유럽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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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간의 유럽 여행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마지막 날이 왔다. 아침 일찍 숙소에서 일어나 자고 있는 호스텔 직원을 깨워서 체크아웃을 하고 호스텔 키 보증금으로 냈던 5유로를 돌려받았다.


 로마에 있는 동안엔 교통 통합권을 썼는데 테르미니역으로 갈 땐 메트로 1회권을 사야했다.



유럽 대부분의 지하철이 그렇지만 로마의 메트로 역시 시설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쓸모 있는 교통 수단임은 분명하다. 



 테르미니역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덜 뜨고 있었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으로 가는 방법 중에 하나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가 있는데 테르미니역 24번 플랫폼 주변에 티켓 부스가 있고 편도 14유로짜리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테르미니역에 도착해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는 그 짧은 순간에 나한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세 명 있었다. 


도와줄게 있냐고 물어보는 집시 여자애,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티켓 여기서 판다고 거짓말 하는 버스 직원, 내 표를 받더니 펀칭 기계에 넣어주고 호의를 베푸는척 하는 사람. 


셋 다 적당히 무시하고 지나갔다. 마지막 사람은 자기를 따라오라고 하길래 중간에 내가 기차 안으로 들어가버리니 나를 급하게 부르더라. 그냥 무시하는게 답이다.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가 체크인을 하고 면세점까지 한번 둘러보고 비행기 자리에 갔는데 한국인 꼬마 친구와 아버지로 보이는 분이 있었는데 굉장히 정신이 없어보였다. 


 대구 고등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었는데, 이탈리아에서 성악 공부를 하는 형수님과 함께 지내기 위해 휴직계를 내고 넘어왔다가 두 달만에 다시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귀국 비행기에서 형님이랑도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가장 많이 논건 승찬이하고 놀았다. 승찬이는 자기가 한국나이로 다섯살이고 이탈리아 나이로는 세살이라고 소개했다. 승찬이가 나에게 1부터 10까지 이탈리아어로 어떻게 하는지도 알려줬다. 



 귀국 비행기도 아에로플로트를 탔기에 모스크바에서 환승해서 인천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탔는데 환승할 땐 서로 비행기 좌석이 달라서 승찬이와 형님 옆에 앉을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바꿨다.



 나름대로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게 엄청 힘든 일이란걸 깨닫기도 했다. 다들 잘 시간에 승찬이가 일어나서 인천 도착하고 대구까지 내려가야하는 형님은 좀 주무시라 하고 승찬이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며 설명을 해줬다. 


이 이후로 3년이 흘렀으니 승찬이는 지금쯤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것 같다. 



 장거리 비행을 거치고 한국에 들어오니 날씨가 꽤 추웠다. 준행이한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 이 날짜에 인천에 도착하니 마중 나와라 했는데 진짜 인천공항까지 차를 끌고 마중을 나왔다. 네비게이션도 안 키고 인천공항까지 왔다는 녀석이 참 대단했다. 


 한국에 오니 모든 기분이 참 시원섭섭했다. 한국에 돌아온게 좋기도 하고 끝나버린 여행이 아쉽기도 했다. 언제 또 갈지 모르는 유럽이었기에 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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