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낭만의 도시라는 파리의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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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쓰면서 임시저장을 안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컴퓨터에 안 뜨던 블루스크린이 떴다. 굉장히 의욕이 떨어지지만 이거 하나 안 쓰면 또 밀릴 것 같아서 바로 써야겠다.



 런던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유로스타 같은 칸에는 한국인이 두 명 있었다. 한 명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진숙 누나였고 한 명은 나보다 동생인 형주라는 친구였다.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외국인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형주가 나한테 먼저 와서 말을 걸었고, 나는 내 자리 앞쪽에 앉아있던 진숙 누나한테 가서 말을 걸었다.  



 아까 판크라스 역에서 샀던 오렌지 주스인데 꽤 맛이 괜찮았다. 정말 없었다고 생각한 돈이 갑자기 생겨서 그런지 역에서 이것저것 많이 샀는데 파리에 도착하기 전에 대부분을 먹었다. 



기차는 어느 새 북역에 도착했고, 우리는 기차역을 떠나기 전에 숙소에 들려서 짐을 풀고 사크레쾨르 대성당에서 만나자고 얘기하면서 카카오톡 아이디를 교환했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Vintage Hostel Gare de nord 였는데, 북역부터 시작해서 숙소까지 걸어가는 길목에 군인들이 배치되어있었다. 이 당시가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난지 2주 정도 지났을 때였고 유럽 전역에 테러에 대한 경계심이 만연해 있을 때라 더욱 신경이 쓰였다. 

숙소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는데 사람이 많이 없어서 10인실로 예약한 걸 3인실로 올려주겠다 했다. 런던에서 넘어오면서 샤워를 하지 못해서 방에 들어오자마자 샤워를 했는데 뜨거운 물이 콸콸 나와서 엄청 힐링 되는 기분이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Anvers(앙베르)역에 내리면 바로 찾아갈 수 있는데, 내 숙소는 앙베르역에 가깝게 있어서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었다. 이 때 앙베르 역에서 나비고를 구매했는데, 1-5존까지 가는거로 해서 1주일 짜리를 구매했고 40.4 유로를 냈다.



 앙베르역에서 먼저 형주를 만나고 진숙누나가 오는걸 기다리다가 같이 올라왔다. 이때는 흔히들 흑인들을 만난다는 언덕이 닫힐 시간이라 왼쪽에 계단을 통해서 올라갔다. 그쪽에도 흑인들이 모여있었지만 항상 중요한건 그들이 내 팔을 잡으려고 해도 툭툭 치면서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은 지금까지 영국에서 봤던 성당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일단 비잔틴 양식을 채용하긴 했지만 1900년대 초반에 지어져서 다른 성당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았고 재료 자체도 밝은 색으로 해서 분위기가 달랐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이 좋은 이유는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파리의 전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날은 날씨가 좋아서 석양이 참 이쁘게 들었다.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파리는 구시가지 지역엔 고층 건물을 질 수 없게 제한을 하고 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의 입장료는 무료다. 성당 자체는 무료인데 여기까지 오는 길이 참 험하다. 흑인들을 만나기도 하고 집시들을 만나기도 하고 성당 입구에서도 구걸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시 올라왔던 계단으로 내려갈 즈음에는 해가 거의 떨어졌고 하늘도 진한 붉은색으로 물들었었다. 이 때 처음으로 에펠탑을 처음 봤는데 너무나도 신기했다. 나는 이 날 저녁에 같이 학교를 다니는 현재형을 만나기로 해서 진숙누나와 형주와는 사크레쾨르 대성당만 보고 헤어졌다. 



 현재형은 같이 학교를 다니던 형이고 비슷한 기간에 유럽여행을 가게 되었다. 형은 여행 도중에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서로 연락했던게 2일 전이었는데, 파리 북역을 나오면 박물관 입구같이 되어있고 거기서 오후 7시에 만나자! 라는 얘기를 한게 마지막이었다. 오후 7시 쯤 되어서 북역 정문에 가서 기웃기웃 거리는데 현재형하고 정말 딱 마주쳤다. 외국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너무나도 반가웠다. 



 현재형과는 저녁을 뭘 먹을까 하다가 이름 모를 중국집에 들어가서 간단히 떼웠고, 현재형 숙소 밑에 펍이 있다고 해서 거기 가서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St Christopher's Inn Paris Gare du Nord인데 사람들이 많이 북적였다. 런던에서 만난 한설이도 이 숙소에 있다고 해서 불렀고 간단히 맥주를 마시며 서로 얘기를 나눴다. 현재형과 한설이는 여기 숙소로 올라가면 그만이지만 나는 그래도 10분은 넘게 걸어가야 했고, 현재형과 다음 날 빌라 사보아에 가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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