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O2 아레나와 수탈의 역사가 담겨 있는 대영박물관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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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크리스탈을 보고 나선 옆에 있는 케이블카를 한번 타보잔 생각이 들었다. Emirate Royal Docks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넘어가는데 내리는 곳 주변에 O2 아레나가 보였다.



O2 아레나는 밀레니엄 돔이라고도 불리며 세계 최대 규모의 돔이다. O2는 영국의 통신사인데 이름이 반가운 이유는 한 때 아스날 유니폼의 스폰서로 O2가 있었다. 현재는 스페인의 통신회사 텔레포니카에 합병 되어있으나 이름은 유지 중이다. O2 아레나에 가볼 생각은 없었는데 외관이 굉장히 특이한 편이라 기억을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환전해 온 파운드가 200파운드였는데 현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 프랑스 파리로 유로스타를 타고 넘어가야 했는데 영국 땅을 벗어 나기 까지는 현금 조절을 해야했다. 그동안 맛있는 것도 엄청 나게 먹었으니 이 날 점심은 서브웨이에 가봤다. 가격은 4파운드로 영국 물가에 비하면 굉장히 싼 편인데, 주변에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많이 왔었다. 맛은 그저 그랬다.



O2 아레나는 리차드 로저스가 설계를 했다. 리차드 로저스가 설계한 유명한 건물은 렌조 피아노와 함께 계획한 파리의 퐁피두 센터가 있다.



원래는 임시적으로만 사용하다가 철거할 예정이었지만 이렇게 영구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단 밖에서 보였던 높은 기둥과 돔 형태의 케이블들이 연결되어서 기본 골조를 이룬 후에 지붕을 덮는 형식으로 시공이 진행되었다. 마감재는 테프론 코팅 된 유리섬유패널이라고 하는데 안에서 봤을 때 그런 느낌은 잘 들지 않았다. 처음에 볼 땐 그냥 막 인줄 알았는데 유리섬유패널을 쓴다고 해도 보수공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진다. 



 O2 아레나는 한가지 기능에 국한된것이 아니라 멀티플렉스로 사용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안에 식당이나 상점들도 들어가있고 영국에서 하는 콘서트도 이곳에서 하는 것 같았다.



 O2 아레나 안에 있는 상점에 목적이 있어서 간 것도 아니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돈도 다 떨어져가서 여기서 할만한게 없었다. 내부 구조가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해서 들어온거라 잠시 구경만 하고 바로 나왔다.



 O2 아레나를 보고 나선 대영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대영박물관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안에 전시하고 있는 자료들도 굉장히 많은 편인데, 여행하면서 사람들이 꼭 가게 되는 이유는 바로 박물관 입장료가 무료라는 것이다.



 대영박물관에 처음 와보는 건 아니고 어제 저녁에 한설이와 저녁을 먹기 전에 대영박물관의 마감시간에 구경을 와봤다. 역시나 런던에서 버스 탈일이 생기면 일단 2층에 올라오게 된다.  



 대영박물관의 입구를 보면 예전 그리스 건물을 본 따 만든 것 같다. 건물을 받치고 있는 기둥도 고대 그리스 건축에서 사용되는 이오닉 오더의 모습이다.  대영박물관은 오전 10시에 개장해서 오후 5시 반에 폐장한다. 



 일단 대영박물관의 입구가 그리스 건물인건 둘 째 치고 현대건축에 관심 있었던 나는 노먼 포스터가 설계했다는 대영박물관의 Great Court 를 구경하고 싶었다. 이전에는 이 부분이 외부 공간이었는데 건물 사이에 지붕을 씌우면서 실내 광장을 만들었다. 



아까 얘기했듯이 대영박물관은 입장료가 무료이다. 무료로 들어올 수 있으니 전시품 관람을 할 때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4.5파운드만 내면 관람을 더 알차게 할 수 있다. 이 여행 이후에도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거지만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는 커녕 한국어로 된 설명서를 보기가 힘들다. 



 대영박물관에는 정말 별에 별 전시품들이 다 있다. 대영제국 시절 세계 곳곳에서 수탈해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 하다. 그런 귀중한 물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건 우리에겐 행운이지만 이런 전시품들을 수탈당한 나라와는 아직도 설왕설래가 있다고 한다. 대영박물관 내부에 있는 전시품들의 사진을 올리는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줄이도록 하겠다.  



 대영박물관을 보고 나오니 오후 5시가 조금 넘어간 시간이었는데 역시나 밖은 벌써 어두컴컴해졌다. 아직 배도 안 고프고 숙소에 돌아갈 생각도 들지 않아서 코벤트 가든 주변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코벤트 가든에 있는 애플 마켓은 런던의 벼룩시장 중 하나이다. 여기는 손수 만든 공예품들이나 옷을 파는 곳인데 이곳은 원래 실내가 아니라 건물 사이에 이렇게 아케이드 형식으로 지붕을 만들었고, 거기에 사람들이 모여서 물품을 팔게 된 것이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소매치기에 좀 신경이 쓰였다. 



이 주변 건물을 구경하고 있는데 이렇게 건물 안에서 흥겹게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실 난 이렇게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을 하면 팁 정도는 좀 주고 나오는 편인데, 이 때는 진짜 남은 파운드화가 거의 없어서 팁으로 주기도 애매했다. 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결국 구경만 하고 자리를 떴다.  



 런던에서의 마지막 밤이었지만, 그 동안 맛있는 음식들을 비싼 값 주고 먹은 것도 있고 남은 돈도 없기도 해서 한국에서 챙겨온 대용식을 먹기로 했다. 한국에서 챙겨왔던게 햇반, 신라면 컵라면, 김, 고추장이었는데 이 날 저녁도 이렇게 한끼를 떼웠다.


많은 사람들이 영국 물가가 비싸다곤 하지만 나도 최근에 알게 된 사실로 여행을 하기에는 물가가 비싸고 영국에서 살기에는 물가가 그렇게 비싸지 않다는 동영상을 봤다. 이 사실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아래 동영상을 한번 보시길 바란다. 내가 즐겨보는 영어 알려주는 남자(영알남)라는 유튜버인데 이 영상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영어 알려주는 남자 "살인적인 영국 물가? 직접 보여드립니다 - 6만원어치 장보기" ▶ https://youtu.be/Kn3XSb0eHHU



 Arsenal Tavern Backpackers가 진짜 엄청나게 별로인 숙소였다만 가장 좋은 점이 있다면 숙소에 바로 펍이 붙어있다는 것이었다. 저녁도 안 사먹고 한국에서 챙겨온 것들로 먹었지만 마지막 밤이었기에 펍에서 맥주를 마셨다. 남은 돈이 없어서 맥주 2잔을 전부 카드로 결제 했다. 나중에 Arsenal TA 라는 결제 내역이 찍혀서 아스날 멤버쉽에서 돈이 빠진줄 알아서 아스날 사무실에 메일까지 보냈는데 알고보니 여기서 마신 맥주 값이었다. LONDON PRIDE라는 맥주를 마셨는데 맛이 꽤 괜찮았다.  

 

 런던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펍에서 맥주잔을 기울이며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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