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인도] #5 철수의 보트를 타고,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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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 얘기했던 것 처럼 철수의 보트는 일출 전에 한번, 일몰 전에 한번 하루에 2번을 운영한다.

처음 탔을 때는 나 까지 3명이 탑승해서 150 루피를 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타면 1번 탈 때 100루피(약 1700원)만 내도 된다.

보트를 타게 되면 철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준다. 바라나시의 역사부터 쭉 설명해주고 바라나시가 왜 바라나시인지도 설명해준다.

갠지스강, 그리고 바라나시가 인도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갠지스강에서 일어나는 장례식들도 설명해주고 궁금한거에 대해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해줬다.




보트를 잠시 세워두고 열심히 설명해주는 철수. 만약 나중에 인도 바라나시에 가서 철수 보트를 타면 알 수 있겠지만 한국어를 정말 잘한다.

카카오톡 친구를 해뒀는데 얼마 전에 Happy New Year 라고 카톡으로 연락이 왔다. 내가 다음에 인도를 언제 또 갈지는 모르겠지만 철수도 잘 지내고 있겠지.



인도여행을 갔을 때 렌즈에 나사들이 살짝 풀려있었는데 그거 때문인지 사진에 흰색 줄이 생겼다. 이것 또한 필름카메라를 쓰면서 생기는 일이겠지. 한국에 와서 필름현상을 맡기고 파일로 받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바라나시의 해가 점점 뜨고 있다.



바라나시 오는 기차 안에서 함께 했던 체코 아저씨들. 두 분이서 함께 여행하시는 것 같았다. 아마 두 분은 친구 사이겠지.

바라나시 정션역에서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진게 마지막이 될 줄 알았는데 일출 보트를 타다가 만났다. 이때 둘의 보트는 빠르게 지나가는 정도가 아니여서 아저씨와 눈을 마주쳤을 때 반갑게 인사하고 간단한 안부 정도만 나누다가 다시 헤어졌다. 왼쪽 아저씨가 날 보고 나서 오른쪽 아저씨를 툭툭 치더니 나를 보라고 했다.



겨울이 다 간 2월, 아침의 바라나시는 다소 쌀쌀한 날씨다. 아마 내 기억에는 후리스 하나 정도 입고 보트 탔던 기억이 난다. 철수는 중간에 보트를 잠시 대고 보트를 탄 사람들에게 짜이를 한 잔씩 산다. 인도에 와서 가장 행복했던 일을 꼽으라면 짜이를 마시면서 다녔다는 것이다. 한국에 와서 인도 음식점에 갔을 때 마지막으로 짜이를 한 잔 마셨는데 그 맛에 얼마나 행복하던지. 잠시 짜이를 마시려고 보트를 댔을 때 찍은 녀석.



다시 보트는 갠지스강을 향해 출발했는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하게 깔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 눈 앞에 들어온 한 명의 뱃사공.



인도여행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가 이 타이밍에 만들어졌다. 


"갠지스강의 뱃사공"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갠지스강에 홀로 노를 저으며 지나가는 그의 모습. 내가 만족할만한 타이밍은 딱 이때 한번으로 끝났다.



내게 만족할만한 타이밍을 한번 만들어준 그는 노를 저으며 어디론가 떠나갔다.



바라나시의 아침. 그들에게 있어 하루의 시작은 갠지스강에 몸을 담구고 씻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떤 이는 이곳에 한 줌의 재가 되어 떠나가고, 어떤이는 하루의 시작을 위해 들어가고.. 갠지스강은 기껏 몇 일 동안 본 나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장소이다.



철수가 알려준건데, 신분에 따라서 이용할 수 있는 가트도 정해져있다고 했다. 또 기능도 나뉘어진다고 했다. 목욕을 위해서 사용되는 가트, 빨래를 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가트, 장례식을 위해서 사용되는 가트. 다양한 기능들이 담겨있는 곳이 갠지스강의 가트다.



누구의 작품일까? NOTHING OUT.

갠지스강가를 걷다 보면 이런 페인트로 그린 그림들이 꽤나 많이 보였다.



저기 모여있는 사람들은 아침 기도를 드리는 수도승들인데 철수의 말로는 브라만 계급이라고 했던 것 같다. 철수에게 카스트 제도에 대해서도 물어봤었는데 공식적으로는 없어졌지만 아직도 그런 사회적인 풍습은 전반적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특히 대도시보다 시골 동네에서는 더 심하다고 한다.



바라나시의 사람들은 하루를 시작했지만, 바라나시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듯 하다. 날씨가 어둑어둑하다.



배 위에 가만히 앉아있는 녀석들. 찍고 나서 보니까 자세히 봐야 보이지 새들이 잘 보이진 않는다.



나와 같이 보트를 타면서 하루의 시작을 하는 사람들.

나에게 있어서 바라나시는 정말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장소로 남게 되었는데 저들에게는 어떤 장소로 기억에 남아있을까?



아직까지는 고요한 갠지스강의 모습.



앞에 있는 보트에서 새들에게 먹을 걸 던져줬는데 녀석들이 엄청나게 몰려왔다. 아마 빵같은 걸 던졌던거로 기억한다.

근데 너무 많이 달라붙으니까 좀 무섭더라. 저만한 무리의 애들이 우리 보트 위로 날라갔었다.



이제 가로등의 불빛도 꺼지고 바라나시의 아침이 시작된다.

만약 당신이 바라나시에 간다면 꼭 철수를 만나서 그의 보트를 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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