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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푸르에서 뉴델리로 오는 기차는 생각보다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딱히 나를 건드리는 사람도 없었고 SL이 아닌 3AC칸을 타서 그런지 적당한 긴장만 하고 잠에 들었다. 눈을 뜨니 열차의 종점역인 올드델리역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인도에는 빠하르간즈 앞에 위치하고 있는 뉴델리역이 있고 챤드니 촉 위에 있는 (올드)델리역이 있다. 구글 맵스 상에서는 Delhi 역으로 나온다.  



올드델리역에 내릴 때가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는데 아침 해가 뜨고 있었다. 역시 인도에서의 일출은 날 실망시킨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올드 델리역에는 맥도날드가 있어서 한번 들려보기로 했다. 아시다시피 인도인들의 주된 종교인 힌두교에서는 소를 우상시 한다. 그래서 인도에선 소고기를 팔지 않거니와 채식주의자들도 많은 편이다. 인도에서 파는 스테이크는 소가 아닌 물소 스테이크인데 물소고기가 워낙 질겨서인지 그냥 먹지 않고 갈아서 판다. 맥도날드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와 달리 소고기 패티를 쓰지 않는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나라라 그런지 채식주의자용 버거가 있었지만 난 그냥 맥스파이시 치킨 버거 세트를 시켰다. 



 인도에서 먹는 맥도날드라고 뭐 특별하진 않았다. 237루피였는데 한국 돈으로 4천원 정도 나오니 한국 물가를 생각하면 맥도날드도 확실히 싸긴 싸다. 맥도날드를 먹은 뒤에는 뭐할까 하다가 일단 빠하르간즈로 가기로 했다. 배낭을 계속 들고 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빠하르간즈의 와우카페에 들려서 라씨 하나를 먹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원래 와우카페에 짐을 맡길까 하다가 와우카페는 돈 받는단 얘기가 있어서 더 카페 문이 열리면 한번 더 사장님께 부탁드려보기로 했다.  



 남은 시간 동안 코넛 플레이스에 가서 인도 영화관에 한번 가봤다. 코넛플레이스에 있어서 그런가 굉장히 시설이 좋고 거의 우리나라 영화관이라고 봐도 될 만큼의 깔끔한 시설을 가지고 있었다. 인도 영화관 생각하면 앞에서 사람들이 막 춤을 추고 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런 영화관은 아니고 작은 도시에 있는 영화관으로 생각된다.


 영화금액은 가장 좋은 좌석이 500루피짜리여서 한번 제일 좋은 좌석으로 했다. 한국 돈으로 해도 8500원이니까 정말 한국 물가랑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서 보이는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다 잘사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 



 신기하게도 영화관 내부에 태양의 후예 포스터가 있었다. 인도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유명세를 타나보다. 이렇게 한국에 관련된 것들을 외국에서 만난다면 무척 반갑다.



 영화는 Jolly LLB 2라는 영화를 봤는데 인도의 변호사가 사건을 맡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구성한 블랙코미디 영화였는데 러닝타임이 3시간 정도 됐다. 인도 영화를 보면 인상 깊은 것 중에 하나가 중간에 흥을 돋구는 장면이 나오는 것이다. 내가 인도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세 얼간이와 졸리 LLB2를 보면서 느낀 점은 영화 도중에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주는 장면을 넣어서 다 같이 춤출 수 있는 장면을 만들고 중간 중간에 충격적인 사건도 넣어주고 마지막에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스토리까지 완전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의 영화를 만든단 생각이 들었다. 

 물론 너무 피곤해서 영화를 다 보지도 못하고 중간 중간 잠들긴 했다. 영어로 말하는 부분은 대충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데 힌디어로 나오는 부분은 그 사람의 목소리 톤이나 표정만 보면서 대충 유추를 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선 계획 없이 걸어다니다가 찬드니 촉 까지 가게 되었다. 여기에는 젤라비 왈라라는 가게가 있는데 젤라비라는 인도식 간식을 파는 가게고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젤라비만 먹으면 50루피고 이렇게 무언가 올려진 걸 같이 시키면 75루피다. 이 때는 뭔지 몰랐는데 지금 포스팅을 하면서 찾아보니까 RABRI라고 인도의 디저트인데, 우유를 기반으로 만든다 했다. 당연히 스푼 같은게 있을 리 없고 오른손으로 열심히 먹었다. 처음에는 더 rabri의 맛이 이상할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젤라비와 잘 어울렸다. 찬드니 촉에는 손을 씻을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오른손으로 먹었다 쳐도 손을 씻으면 그만이다.



젤라비 왈라 앞에서 젤라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정말 많고 인도인들이나 외국인 할거 없이 다들 몰려있다.



 원래는 찬드니 촉에서 다시 걸어서 빠하르간즈까지 가려고 했는데 걸어가다가 중간에 너무 피곤함을 느꼈다. 릭샤를 타고 갈까 하다가 메트로를 타는게 훨씬 좋을 것 같아서 가까운 메트로역을 향해 걸어갔다.



 인도의 지하철은 항상 퇴근길 2호선 같이 사람들이 몰려있다. 이렇게 지하철을 타러 오면 이용하는 외국인은 나 밖에 안보여서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한다. 지하철을 탈 때면 항상 가방은 앞으로 메고 탔다. 


 

 인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역시나 더 카페에서 했다. 더 카페에서 신라면을 하나 시켜먹으면서 지금까지 가지고 다니던 가이드북을 기증하고 왔다.

생각치도 않았지만 나중에 인도 카페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려주셔서 나 또한 감사했다. 



 애초에 면세점에서 사고 싶은 물품도 없었다. 나는 한국에서 한동안 맥심 잡지를 모았던 적이 있는데 여기서 서점을 구경하는데 인도에도 맥심 잡지가 있길래 궁금해서 샀다. 150루피였는데 가지고 있는 현금 60루피를 다 쓰고 나머지를 카드로 계산했다.



 귀국하는 비행기에서도 기내식을 고를 수 있었고 이번에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한국식 비빔밥을 골랐다. 돌아오는 길, 아까 맥심을 살 때 돈을 아주 탈탈 털어서 쓴 줄 알았던 인도 지폐가 갑자기 주머니에서 나왔다. 참 기분이 묘했다. 어쩌면 한번 더 인도에 오라고 나에게 손짓을 하는 듯 했다. 인도여행이 끝난 후로 1년, 지금까지 아직 인도에 다시 가보진 않았지만 이 때 발견된 10루피는 아직도 내 지갑에 넣어두고 항상 같이 다니고 있다. 언젠간 다시 가보고 싶은 곳, 인도 이야기의 마지막 편도 이렇게 종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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