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의 여행이야기 :: 조드푸르에서 잠시 다섯 명, 다시 혼자가 된 인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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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은 이제 내가 온전히 여행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이 날 저녁에는 조드푸르를 떠나 뉴델리에 아침에 도착하는 기차를 타기로 했었고, 다음 날은 뉴델리에서 이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할 일정이 있었다. .

그 동안 혼자 다니다가 드디어 다섯 명이 뭉치게 되었다. 오늘도 다 같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출을 보기로 했다. 어제는 혼자 올라가서 보려고 했었는데 오늘은 다 같이 일출을 구경하러 올라왔다.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좀 더 흐렸다. 지평선 주변으로 구름이 좀 끼어 있어서 해가 좀 늦게 떠오르고 시작했다. 일출 시간이 되면서 하나 둘 씩 올라와서 다섯명이 함께 일출을 구경했다. 



조드푸르에 메흐랑가르 포트가 있다면 또 하나의 성이 있는데 바로 더 멀리 보이는 건물이다. 우메이드 바완 팰리스인데 예전에 왕가의 건물로 쓰였고 지금은 5성급 호텔로 탈바꿈 하였다. 숙박 사이트에서 찾아보니까 1박에 70만원이 넘어간다. 대단한 가격이다. 일출을 보면서 궁금했지만 가보진 않았다. 



 LG GUEST HOUSE에서 아침 일출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면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사먹을 수 있다. 150루피를 내면 이렇게 간단한 음식과 빵, 쿠키 그리고 커피와 과일까지 정말 알차게 아침을 먹을 수 있다. 전망 좋고 바람도 솔솔 부는 곳에서 아침을 먹으니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 할 수 있었다. 



 하정이는 인천에서 뉴델리로 넘어오는 비행기부터 탈이 나서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있었고 물갈이에 관련된 약도 먹고 있었다.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라면을 여기서 끓여먹었는데 그 옆에서 국물 한입만 먹어보겠다고 하던 하정이가 기억난다.


 인도에서 물갈이는 엄청 흔하게 올 수 있는 증상 중에 하나인데 물갈이 증상이 일어나면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인다. 한국에서 장염 걸렸을 때와 같은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일단 수분공급을 자주 해줘야한다. 근데 물갈이 할 때면 물만 마셔도 설사를 하고, 인도 약국에 가면 ELECTRAL이라고 불리는 초록색 약이 있는데 그걸 물에 타서 먹고,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면 먹을건 가장 순하고 배가 찰 수 있는 바나나 위주로 먹어줘야한다. 



 조드푸르에는 아주 유명한 한국식당이 있는데 바로 김모한이 하는 김모한 식당이다. 이 날 다같이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김모한씨는 한국말도 매우 잘하고 요리도 매우 잘한다. 들어보니까 네팔 쪽에서 한국요리를 배웠고 인터넷을 보면서 한국요리를 따라해본다고 했는데 진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 날은 다시 메흐랑가르 포트에 들렸다. 메흐랑가르 포트에는 플라잉폭스라고 길게 늘어져있는 줄을 타고 경치를 구경하는 액티비티가 있는데 사람들의 리뷰를 찾아보니 해가 질 때 즈음에 가는게 제일 좋다고 했다. 엘지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님에게 부탁을 하고 예약을 했는데 개인당 1300 루피에 할 수 있었다. 메흐랑가르 포트를 구경하지 않고 플라잉폭스를 하는 경우에는 입구에서 얘기하면 티켓 없이 들어올 수 있다. - 당연히 플라잉폭스를 예약했을 때 만이다. - 


 플라잉 폭스를 하면 일단 처음에 안전용품들을 받고 올바른 자세로 타는 법에 대해서 미리 교육을 한번 한다.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코스가 6개인가, 7개가 있고 길게 늘어져있는 줄을 타고 내려오면서 조드푸르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당연히 안전이나 분실의 위험 때문에 핸드폰 같은건 가지고 탈 수 없는데 이 때 동률이라 액션캠을 들고 있어서 이렇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하정이가 플라잉 폭스를 타는 모습인데 이렇게 길게 늘어져있는 줄에 고리를 걸고 쭉 내려오면 된다. 약간 무게중심을 앞으로 해야 가속도가 붙어서 끝까지 한번에 갈 수 있다.


 이 때 우리를 가이드 해주던 강사에게 여행 동안 배웠던 힌디어를 가끔씩 하니까 나보고 어떻게 배웠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난 내가 여행하고 있는 나라를 더 온전히 체험하기 위해서 귀동냥으로 간단한거만 배웠다니까 정말 좋은 마음가짐이라고 얘기해준게 기억이 난다. 



플라잉 폭스를 하고 내려와서 숙소에 들려서 내 배낭을 챙겼다. 배낭을 메고 저녁을 먹고 나면 기차 탈 시간까지 딱 맞출 것 같았다. LG GUEST HOUSE는 가족이 운영하는데 저기 왼쪽에 보이는 사람이 숙소의 사장님이다. 한국어는 못하지만 영어로 대화할 수 있고 매우 친절하고 재밌는 분이니 조드푸르에서의 숙소를 찾고 있는 분이라면 이곳을 적극 추천한다.



COME AS TOURIST, STAY AS GUEST, GO AS FRIEND, THANKS. 김모한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던 글귀이다. 정말 마음에 드는 말이다.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앞으로 네 명의 친구들은 또 같이 인도 여행을 하게 될 것이고 나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적은 건 아쉬웠지만, 어차피 한국에 가서 같이 학교를 다닐 것이고 또 계속 만나게 될 친구들이니 그 아쉬움을 달래고 나는 조드푸르 역으로 떠났다. 사진에 나온 친구가 김모한이다. 가장 앞에 나온 하정이에겐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지만 일단 올린다. 



 저녁을 먹고 마지막으로 친구들한테 인사를 하고 릭샤를 타고 조드푸르 역에 가게 되었다. 처음 빠하르간즈에서 릭샤를 봤을 땐 이거 사고 날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저녁도 맛있게 먹었고 배불러서 그런지 딱히 기차역에서 무엇을 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물 한통만 사고 기차에 탔다. 조드푸르에서 출발하는 기차라 그런지 연착이 되지 않은게 좋았다.



 조드푸르에서 뉴델리로 가는 기차에서는 별 다른 일 없이 조용히 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Side Upper 자리를 택했는데 내 자리 위에다가 내 배낭과 보조가방을 올려놓으니 몸만 간신히 누울 정도만 남았다. 이 기차의 종점역이 뉴델리라 잔다고 더 가거나 할 걱정은 없었다. 이제, 여행의 마지막 날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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