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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다이푸르를 떠나 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조드푸르에 도착했다. 인도여행 이야기 첫 편에 얘기했던 것 처럼 나는 한국에서 인도여행을 같이 오려던 친구들이 있었다. 원래 나도 같이 출발하려고 했으나 개인적인 일이 생겨서 출국을 먼저 했고, 그 친구들은 인도 시간으로 2017년 2월 14일에 입국해서 2월 15일날 나와 조드푸르에서 만나기로 했다. 친구들에게는 뉴델리를 제외한 첫 번째 도시가 조드푸르가 되었고 나에게는 뉴델리를 제외하고 마지막 도시가 조드푸르였다. 


 새벽에 조드푸르에 도착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당황했다. 주변이 다 깜깜한데 조드푸르 시내 어딘가에서 내렸고 일제히 릭샤 왈라들이 나한테 다가왔다. 새벽에 릭샤를 타는건 딱히 하고 싶지가 않고 조드푸르 시내에 우버가 있길래 우버를 부르기로 했다. 내가 조드푸르에서 예약한 숙소는 LG GUEST HOUSE 인데 우버 기사가 도로가 좁아서 시계탑 광장까지 밖에 못간다고 했다. 


 시계탑 광장에서 우버 기사와 헤어지고 오르막길을 따라 숙소를 찾아가는데 너무 목이 말랐다. 지나가다가 마침 열려고 준비하는 가게가 있어서 물을 사려고 했다. 인도에서 대부분의 물은 20루피이다. 내 지갑에는 20루피가 없었고 100루피를 건넸더니 잔돈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난 그러면 내가 여기서 100루피에 맞춰서 물건을 더 사겠다고 얘기하니까 이해를 못했는지 나한테 뭐라고 막 화를 냈다. 나한테 idiot 이라고 하면서 막 성질을 내길래 나도 기분이 나빠져서 그냥 안 사고 다시 길을 올라갔다.


 숙소를 찾아가는 길에 개들이 무리지어서 으르렁 거리고 있어서 가기가 좀 무서웠다. 나는 내 덩치가 최대한 크게 보이려고 팔을 쫙 피고 걸어갔는데 애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조금 기다렸다가 갔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가 새벽 다섯 시 반을 좀 넘긴 시간이라 역시 문은 잠겨있었다. 다들 자고 있을 시간이라 노크를 조금 하다가 열릴 때 까지 가만히 문 앞에 앉아있었는데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님이 문을 열어주셨다. 



 우리가 원래 더블룸을 3개를 예약했는데 - 같이 여행하는 친구 중에 여자애가 있어서 혼자 쓰라 하고 3개를 예약했었다. - 전 날 오신 손님들이 방을 한 개씩 쓰겠다고 하셔서 우리에게 줄 방이 2개 밖에 없다고 했다. 이건 피치 못한 경우일테니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LG GUEST HOUSE의 방을 둘러봤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지어진지 얼마 안됐다고 했는데 인도 숙소를 다니면서 이렇게 깨끗한 곳을 처음 봤다. 



 숙소 방에 도착해서 먼저 내 짐을 던져뒀다. 오르막길을 메고 걸어와서 그런가 빨리 내려놓고 싶었다. 숙소 침대에 걸쳐 누워있다가 숙소 내부를 구경하려고 방을 나왔다. 날씨는 좀 쌀쌀했지만 긴 팔옷이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다. 


 7시가 되기 전에 숙소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위치까지 올라갔다. 여명이 살짝 지면서 하늘이 살짝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 때 숙소에 한국인 여자분이 계셨는데 나이가 50대 후반 정도 되어보이는 분이었다. 화가로 활동을 하신다고 하는데 3개월 정도는 태국에서 지내고 한국에 들어갈 때도 있고 남은 시간에는 여행을 다니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조드푸르의 해가 뜨기 시작했다. 날씨가 정말 맑았고 구름도 거의 없는데 있는 구름 마저도 기가 막히게 떠있었다. 순식간에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일출을 봤던 적이 없었다. 온 몸에 아드레날린이 터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다시 보니까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다. 사진을 보면 아직도 이 때의 감동이 느껴진다. 정말 감탄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옆에서 나와 같이 일출을 보던 선생님도 정말 이런 일출은 흔하게 볼 수 없는 장면이라고 무척이나 감탄하셨다. 

 일출을 보고 나서 내가 할일은 친구들을 기다리는 일이었다. 대략 아침 8시 반 정도에 조드푸르 기차역에 도착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서 조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내가 연락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기에 꽤나 오랜시간을 기다렸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숙소 문을 열고 나를 환하게 반겨주는 그들이 도착했다.



 그렇게 우리는 마침내 다섯명이 모이게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지만 이렇게 한국에서 알던 사람들을 여행 때 일정이 맞아 만나는것도 참 기쁘고 신나는 일이다. 한국에서부터 여행을 같이 출발하는 것과 따로 다니다가 여행지에서 만나는건 전혀 다른 기분이 든다. 


 우리는 일단 목적지 없이 조드푸르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다들 인도에서 파는 편한 옷을 구경하러 간다고 해서 시계탑 광장까지 내려가고 인도의 가게들을 돌아다녔다.  



 시계탑 광장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있는 가게가 있었는데 이런걸 팔고 있었다. 하나에 18루피 였는데 한국돈으로 300원을 조금 넘기는 돈이다. 정확히 어떤 음식인지는 모르겠는데 약간 고로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이렇게 기름에 튀긴걸 먹자니 또 탄산이 땡겨서 건너편에 있는 슈퍼에 가서 스프라이트를 하나 사서 마셨다. 



 이렇게 노점상들이 펼쳐져있는데 옷을 팔기도 했고 흔히 사는 기념품들이나 과일을 파는 곳도 있었는데 약간 바가지 쓸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구경만 하고 구매하진 않았다.



 조드푸르 시내를 잠깐 구경하다가 다시 숙소에 들어와서 잠깐 쉬고 있었다. 오후에는 무엇을 할까 하다가 아까 사진에도 보였던 언덕 위에 있는 성인 메흐랑가르 포트에 가기로 했다.



 메흐랑가르 포트는 언덕 위에 있어서 오르막길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근데 내가 운동부족이라 그런지 오르막길 올라가는 것도 좀 숨이 찼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옆에 애들이 다 그러고 있더라.



 메흐랑가르 포트는 성 내부를 구경하는 것도 있고 내부공간에 전시되어있는 유물들을 구경할 수도 있다. 유물들은 크게 관심은 가지 않았다. 아그라 포트부터 시티 팰리스, 그리고 메흐랑가르 포트까지 전시는 크게 재밌지 않았고 건축적인 공간이나 계획을 구경하는 것은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자기가 통치하는 도시를 지켜보기 위해 가장 높은 곳에 만들어져있었고 경치를 구경하기가 좋았다. 메흐랑가르 포트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하는데 성인 기준으로 1인당 400루피를 내야한다. 



내가 인도에서 찍힌 사진 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이다. 진무가 찍어준 사진인데 조드푸르의 전망이 너무 좋았다. 내가 정말 정이 가는 사진이 몇 개 있는데 이 블로그 메인에 있는 내 셀카와 이 사진도 그 중 하나이다. 한동안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이 사진으로 설정해뒀다. 



첫 번째 게시글에서 썼던 사진을 다시 쓰게 된다. 우리는 드디어 조드푸르에서 다섯 명이 되었다. 

 - 사진은 2장이 있었는데 서로 노출이 안 맞아서 포토샵으로 대충 합쳤다. 애들 머리 위에 보면 이상해 보이는 부분이 보일 것이다. -



메흐랑가르 포트를 보고 내려와서 이번에는 조드푸르의 일몰을 봤다. 아까 일출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방향은 동쪽 방향이라 석양을 볼 수 없었지만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저 붉은 빛과 하늘색의 조화가 참 아름다웠다. 



 그리고 내가 찍었던 하정이와 진무의 사진 중에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이다. 이 날의 조드푸르 하늘은 정말 감동이었다.



 바라나시의 이야기에서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바라나시에서 만난 한국인 중에 운주라는 친구가 있다. 내가 운주를 처음 봤던게 바라시에서 철수 보트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운주가 선글라스를 끼고 판데이 가트에 앉아있었는데 정말 지나가는 인도인들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엄청 와서 말을 걸었다. 내가 인기 많으시네요~ 라고 하니 자기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 때 인도에서 다음 여행지로 어딜 가는지에 대해 얘기하다가 조드푸르에서 일정이 맞아서 조드푸르에서 난 한국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고 같이 저녁을 먹자고 약속했었다. 



이 때 진무하고 하정이는 저녁을 안 끌리지 않는다 해서 - 하정이는 나 처럼 인도 넘어오는 비행기에서 탈이 나서 꽤나 고생했었다. - 한상이형과 동률이 그리고 운주와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Kesar Heritage Restaurant 라는 곳에 가서 했는데 와서 보니까 여기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당이었다. 그래서 고기도 일반 고기가 아닌 콩고기 같은 걸 사용한다 했는데, 맛은 꽤 괜찮았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4개 반을 넘겨서 한번 와봤는데 그런만한 이유는 있었다.



 저녁을 다 먹었을 때 즈음 하정이와 진무가 식당에 와서 같이 또 수다를 떨었다. 우리는 어차피 다 같은 숙소이고 운주만 다른 숙소에 있어서 다 같이 운주의 숙소 앞 까지 갔다가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다.

 

 내가 조드푸르에서 온전히 보낼 수 있는 하루는 이 때가 마지막이었다. 숙소에 들어가도 잠이 쉽게 안와서 아까 일출을 봤던 루프탑까지 올라갔다. 한상이형과 동률이와 함께 수다를 떨고 있는데 숙소의 사장님도 올라와서 같이 얘기를 했다. 쉽게 잠들 수 없는 조드푸르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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