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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천천히 일어났다. 우다이푸르에서는 계속 늦잠을 자게 되는 것 같다. 차라리 이런 여유가 난 마음에 든다. 아마 인도여행을 몇 달 있을 생각으로 왔다면 우다이푸르에서도 그렇고 바라나시에서도 그렇고 못해도 2주일씩은 머물렀을 것 같다. 그만큼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었다. 일단 여행하기엔 물가가 싸다. 그래서 하루에 체류하는 비용도 얼마 들지 않는다. 내가 저니 호스텔에 머물렀을 때가 꽤나 시설이 좋고 자체 액티비티도 있는데 하루에 300 루피였는데 이건 하루에 5천원 정도 하는 돈이다. 정말 인도에서는 2만원만 쓴다고 생각해도 하루를 충분히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이 날 저녁에는 조드푸르로 가는 슬리핑 버스를 탔어야 했고 나는 미리 저니 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해뒀다. 배낭을 프론트에 맡겨두고 루프탑에 올라와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었다.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했는데 우다이푸르는 세밀화 그리기 체험을 하는거로 유명하다해서 세밀화에 대해서 검색해봤는데 샹갈 화방이라는 곳이 있다고 했고 구글 맵스에서 찾아보니까 내가 머물던 숙소에서 걸어서 금방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샹갈 화방에 처음 도착했을 땐 먼저 와있는 한국인이 있었다. 그는 어린왕자를 그리고 있었다. 나한테는 잠깐 기다려보라고 하고 어린왕자 그리는걸 더 봐주고 있었다. 나한테 어떤걸 그려보고 싶냐고 물어보길래 나는 여러가지 그림을 보다가 가네샤를 그리기로 했다. 확실히 가네샤를 보면 오묘한 기분이 드는데 그게 참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러고선 나에게 가네샤 그림을 보고 A4 사이즈에 한번 그려보라고 했는데 내가 머리 정도까지 그리니까 이정도면 엄청 잘 그린다고, 연습 안해도 될 거 같으니까 바로 본판을 그리자고 했다. 



 내가 작은 엽서에 가네샤의 라인을 대충 그렸다. 처음에는 얇은 연필로 선만 따면 되는데 연필 자국이 남지 않게 살살 그려야한다.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코끼리 얼굴이 내가 연습했던 가네샤 그림이다.



 내가 연필로 그린거 위에 샹갈 할아버지가 이렇게 물감으로 선을 그어줬다. 세밀화 그리는게 어려울 것 같지만 어렵지 않은게 이렇게 대충만 그려도 진행하면서 계속 도와주신다. 



 그 다음에는 색칠 하는 단계였다. 나보고 이렇게 나뉘어진 칸 안에 배경색을 칠하라고 얘기하셨다. 물감의 색 조합도 할아버지가 다 만들어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모르면 물어보면서 하면 된다.  



이 때 같이 샹갈화방에서 그림을 그렸던 한국인 친구 재현씨가 한국에 보낼 사진을 찍는다고 같이 사진을 찍자 했다. 샹갈 할아버지하고 나하고 재현씨하고 셋이서 이렇게 사진을 찍었는데 참 유쾌한 친구였다. 굉장히 활발하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친구라고 해야하나, 재현씨도 인도여행 오픈 톡방에 있었는데 톡방에서만 보던 승열씨를 여기서 본다고 무슨 유명인 만나는 기분 같다고 얘기를 해서 조금 민망했었다. 



 기본 판은 색칠을 다 했고 배경색에서 그 다음에 덧칠하는 과정을 가졌다. 덧칠을 하는 경우에는 물감이 번지지 않기 위해서 미리 칠했던 색이 다 마르고 난 뒤에 위에 칠을 해야한다.



 어려운 부분이나 디테일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샹갈 할아버지가 다 해주셨다. 위에 모자에 선이 아주 얇게 들어가있는 부분은 정말 내 실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얇게 그을 수 있는지 신기했다.  


 

 그렇게 완성된 가네샤의 모습!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가네샤가 코끼리 머리를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있다. 가네샤는 시바신의 아들인데, 시바신이 워낙 밖에 돌아다니는걸 좋아해서 몇 년 동안 집에 안 들어오다가 오랜만에 집에 들어왔는데 자기 아내 옆에 이상한 남자가 있어서 이 남자는 누구냐! 하면서 칼로 목을 딱 베어버렸는데 그게 바로 자신의 아들인 가네샤였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아내가 슬퍼하며 엄청 뭐라고 하자 지나가는 코끼리의 머리를 베어서 가네샤의 목에 붙혀줬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전설이니 재미로 알아두면 된다. 



 이렇게 샹갈화방에서 보냈던 시간이 거의 4시간이었다. 참고로 세밀화 그리는건 최소 2시간에서 나처럼 4시간 정도 걸리는 사람 들도 있고 아니면 2일 동안 가서 그리는 코스도 있으니 시간 여유가 많을 때 하길 바란다.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갔는데 가네샤를 다 그리고 나니 이미 저녁 해는 다 저물어 가고 있었다. 샹갈 화방에서는 이렇게 하루 코스를 하고 300 루피를 냈다. 



 조드푸르로 떠나기 전 인도식은 여전히 끌리지 않았고, 피촐라 호수 다리 옆에 있는 리틀 프린스 식당에서 잡채밥을 시켜먹었다. 마지막 저녁 식사 역시 효준 형님과 먹게 되었는데, 효준형님도 곧 우다이푸르를 떠나서 자이살메르 낙타 사파리를 하러 가시겠다고 하셨다.   



 형님과 저녁을 먹고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다. 첫번째 유럽여행을 갔을 때 만났던 친구들과 사진을 남기지 못한게 아쉬워서 그 이후로 나는 여행하면서 인연이 되었던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 셀카를 남기곤 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저니 호스텔에 묵는 동안 나를 친절하게 대해줬던 직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나는 나라얀 아저씨네 여행사로 갔고, 아저씨가 직접 우버 기사를 불러주셨다. 우다이푸르에서 티켓 예약할 일이 있다면 꼭 나라얀 아저씨가 있는 TRAVEL TRIP에 가보길 바란다. 이제는 여행의 마지막 도시, 조드푸르로 넘어갈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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